"커다란 황소개구리 같다" 대구의 어느 아파트를 본 한 대구인의 말이다. 황소개구리라기에는 색채가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 디자인이란 본래 개인마다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이지 않던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 Pngtree
그러한 디자인을 아파트에 입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 대구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는 누가 왜 지을 생각을 했을까? 신기하게 생긴 대구의 아파트가 만들어진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자.
1. 아파트 디자인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 머니투데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대구 달서구의 월배 아이파크는 여타 아파트 단지와는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층 사이를 섬유 조직으로 표현한 이 건물은 좌측의 사진처럼 수성 페인트의 느낌을 강조했다.
가까이서 보면 직선이지만 멀리서 보면 곡선으로 보이도록 색을 칠했다. 이러한 특징은 건물 내부에서도 그려지는데, 건물을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내부는 일반적인 회백색 내벽이 아니라 색동보자기를 모티브로 한 내벽을 마주할 수 있다.
2. 디자인 컨셉
조선일보 / 픽미 네이버포스트
대구는 국내 섬유산업의 중심지이면서 한국의 밀라노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패션의 도시를 꿈꾸는 것과 별개로 대구의 길거리는 딱히 서울이나 다른 도시와 다를 바 없었다.
이런 회색빛 거리에 색채를 더하고자 네덜란드 국적의 '유엔 스튜디오'는 색다르고 활기찬 '컬러풀 대구'를 해당 아파트의 콘셉트로 설정했다. 그래서 시공 과정에서 여러번 수정을 마치고 마침내 "우리의 의도대로 됐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 유엔 스튜디오의 작품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를 대구에 알리는 첨병이 되었다.
3. 낮은 인지도 확보
에너지경제신문 / YKTM 네이버포스트 / lovepik
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아파트로, 대구의 월배 아이파크는 대구에 건설된 첫아이파크였다. 그만큼 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인지도가 낮았기에 높은 분양률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대구에 인지도가 높은 여타 시공사들 사이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이름을 알릴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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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특별한 무언가를 현대산업개발은 디자인에서 찾았다. "회장님의 모험정신이 담긴 아파트"라고 평가되는 만큼, 월배 아이파크는 리스크가 컸지만 그만큼 대구에 현대산업개발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분양 관계자는 "처음 대구에 내려올 때는 이렇게 뜨리라 예측하지 못했다"라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어 분양률 50%를 예상했다"라고 당시의 불안했던 상황을 회자했다. 하지만 월배 아이파크는 당당하게 분양률 100%에 성공했다.
4. 디자인의 효과
뉴스토마토
월배 아이파크에는 2012년 분양 당시 청양통장 7463개가 몰려들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파크) 1·2차 전부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분양가를 너무 낮게 책정한 게 아닌가 싶어 회장님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라는 언급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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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 아이파크 1차는 건축학 전공자 대신 색채 디자인 전공자들이 견학을 와 투어를 하고, 아파트 정문에 표시된 'Designed by UNStudio'는 아파트 디자인에 대한 거주민들의 자부심을 보여준다. 이와같이 월배 아이파크가 성공적으로 대구에 데뷔한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월배 아이파크처럼 짓고 싶다며 재개발,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도 의뢰가 빗발친 것이다. 화려한 디자인의 월배 아이파크는 대구의 회색빛 거리에 색채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의 대구 인지도를 높인 1등 공신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