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단지가 악성 미분양 단지를 해결하기 위해 3.3㎡당 300만원을 깎아주는 할인 분양을 진행했다. 중대형 평수의 경우 1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할인 분양을 시작하자 각종 수요자들이 생기면서 단기간에 60가구를 판매했다. 경남의 어느 아파트단지의 경우도 입주가 다가오자 미분양을 없애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분양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지방의 경우 미분양도 많아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습을 감췄던 할인 분양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가 위축된 경남 김해 및 창원 등과 물량폭탄으로 소화가 힘든 경기 평택, 화성, 용인, 입지와 교통이 좋지 않은 인천 영종 등에서 이런 할인 분양 단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주택시장이 빠르게 침체되면서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할인 분양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인 할인 분양의 재등장은 그만큼 최근 건설경기가 위축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르면 이달 안 준공될 예정이지만 4200여가구 전체가 통째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경남 창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완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월에 비해 7% 이상 많아지면서 5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7981가구로 작년 12월 1만6738가구에 비해 7.4% 증가한 셈이다.
주택 분양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조선업 등 지역기반 산업 쇠퇴 등으로 유난히 주택경기가 좋지 않은 경상도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이 늘었다. 울산은 준공 후 미분양이 215가구로 전달에 비해 82.2% 빠르게 증가했다. 경북은 3045가구로 44.2% 늘어났고 경남도 전달보다 27.7% 늘어난 3030가구였다.
실제 경남도 내 미분양 물량의 4분의 1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창원 월영부영 아파트'(4298가구)는 '마린 에시앙 부영'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다시 선보인다. 창원시는 올해 500가구 이상 미분양 가구가 남아 있는 구에서는 사업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서희건설은 작년 10월 분양한 '강릉 주문진 서희스타힐스' 미분양분 계약에 할인 분양 등의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할인 분양은 수요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미분양을 털어내기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집값 하락을 이끌 수 있으며, 원래의 분양가를 모두 내고 들어온 수분양자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최근에는 중도금 무이자 또는 후불제 및 베란다 확장 무료 등 다방면의 혜택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모으는 건설사들도 존재한다. 양우건설은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의 잔여물량 분양에 1차 계약금 500만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지방 분양물량이 만만치 않아 이러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분양물량은 16만1929가구로 작년 11만4237가구보다 약 42% 늘어났다.
문제는 건설사들 역시 해외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국내 분양시장 외에는 마땅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없어 시장침체와 미분양 속에서도 분양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원래의 악성 미분양 아파트는 할인 분양이나 각종 혜택을 줘서 털어내더라도 신규 분양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떨어지더라도 높은 분양가를 유지중에 있다.
실제 올해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에 분양한 새 아파트 13곳 중 절반 이상은 미달 사태를 빚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인천 수도권에서 청약한 민영주택 13단지 중 1순위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된 곳은 4군데이고, 순위 내 마감한 곳은 6개 단지였다. 절반이 넘는 7개 단지에서 미달 사태가 빚어진 셈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건설사들 역시 당장 미분양이 나와 완판을 시키지 못하더라도 초기계약률이 60%만 넘으면 아파트를 짓는 데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완공될 때까지 2년 안에 미분양을 털어낸다는 생각이라 당장 분양가를 크게 낮추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kmk@newsbine.com 김민기 기자